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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서관에 올 때에는 트라우마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할 목적으로 왔는데,
검색을 잘 못했는지 해당 책이 없어서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다가 '키다리 아저씨'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.
이 책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내용일 테다.
나 역시 잘 알고 있었다.
하지만 초판본인 책 표지가 너무 예뻤고,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서 4시간에 걸쳐 읽게 되었다.
책 내용은 내가 알던 것과 다른 별다른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지만,
뭔가 매우 시시하면서도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.
내가 어쩌면 '키다리 아저씨'를 기다리는 마음이 있구나
주인공 주디 애벗처럼 그렇게 남자로부터 온전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구나.
아무리 나이가 많아져도 여자로서는 참 당연한 마음일 수 있지만
애써 외면해 왔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.
그냥 그런 마음이 있는 건데,
혼자 심각해져서
그게 현실에서 일어날 일이라고 믿는 어리석고 한심한 사람이 될까 봐 두려워서인지
그런 마음이 내게는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었던 것 같다.
뭔가 고상한 척하며 살고 있지만,
나는 사실 키다리아저씨 같은 남자가 어느 날 짠 하고 나타나서 나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기를
기다리는 것이 전부일지도 모르겠다.
"심리상담이고 뭐고 모르겠고
마음수업이고 뭐고 다 가짜이고
나는 그냥 멋진 남자 곁의 고운 여자가 되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인지도요."
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식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.
뭐가 의미 있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^^
뭐, 그래도 상관은 없다.
어차피 나의 인생은 어떤 식으로든 펼쳐지고 있으니까
세상에서 가장 시시한 독후감을 쓰면서 말이다.
이젠 온 세상이 집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.
누군가의 허락을 받고 간신히 세상에 끼어들어와 있는 게 아니라,
진짜로 세상이 일원인 것처럼 말이에요.
세상 모든 여자는 어쩌면 키다리 아저씨를 기다리지 않았을까?
아마도..
아니라면 미안합니다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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